한국 군의관이 만든 ‘코로나19 앱’…국제사회 주목확진·미확진자 모두 사용 가능…환자 관리·진단 시간 감소 등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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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준녕 국군의무사령부 대위가 개발한 코로나19 체크업을 가리키며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국군의무사령부) © |
구글도 반해버린 ‘코로나19 체크업’ 앱은 코로나 확진·미확진자는 물론, 의료진의 일손까지 덜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처럼 긴 추석 연휴를 보낸 후 코로나 감염이 의심스러울 때 병원이나 선별진료소에 바로 가지 않고도 스스로 진단해 볼 수 있는데다, 환자 관리와 진단에 필요한 시간과 노동력을 줄여줄 수 있어서다.
이 앱은 먼저 미확진자(일반국민)용과, 확진자용, 체크업 그룹스(CheckUp Groups) 서비스 등 크게 3분야로 나뉜다.
미확진자용 서비스(https://docl.org)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스러울 때 자신의 증상을 앱에 입력하면 선별진료소 방문 필요여부 및 대처방안을 안내해준다. 앱을 통해 입력한 데이터와 결과는 PDF 파일로 전송과 출력이 가능해 선별진료소 방문시 진료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허 대위는 “선별진료소에서 면담할 때 20여개의 증상을 물어보는데, 미리 앱에서 작성한 설문지를 제출하면 의료진들이 점검해야 할 과정을 한단계 줄일 수 있다”며 “일반인들 또한 앱을 통해 1차적으로 진단해 볼 수 있어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시켜 줄수 있다”고 설명했다.
![]() ▲ 체크업 앱 자가 진단 결과 . |
확진자용 서비스는(https://covid.docl.org)는 환자가 기본 정보와 증상, 과거력을 입력하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이용해 예후예측 결과를 제시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질병관리청에서 제공받은 5000여명의 국내 확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통해 환자의 입원 필요 여부를 90%의 정확도로 예측한다.
허 대위는 “환자가 본인의 기본정보와 증상, 체온을 입력하면, 이에 따른 위험도를 평가해준다”며 “의료진과 연동된 경우에는 의료진이 회진을 돌지 않아도 환자의 상태를 비대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앱은 국군의무사령부 외상센터에서 도입해 테스트 중이며, 향후에는 지방자치단체와 생활치료센터 등 격리시설 내 도입 및 활용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마지막 체크업 그룹스 서비스(https://groups.docl.org)는 직장, 학교 등에서 개인의 건강상태를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는 기능이다. 출근 시 체온 등 자신의 증상을 앱에 입력하면 개인이 지정한 사람들과 자신의 건강상태를 공유할 수 있다.
체온이 높은 경우 빨간색으로 표시해 강조되고, 유증상 시에는 자신이 지정한 관리자에게 알림이 자동으로 전송된다.
이렇게 개발된 앱은 스마트폰과 개인용 PC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체크업 그룹스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닥클’이라고 검색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고, 이외에는 모든 플랫폼에서 접속 가능하도록 웹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 닥클 프로젝트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 (사진=국군의무사령부) © |
필요한 곳이 어디든 유용하게 쓰이면 된다는 그의 앱 개발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의대 재학시절인 2012년에는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 시간을 재는 ‘스터디 메이트(Study Mate)’라는 타이머 앱을 만들어 당시 앱스토어 전체 판매순위 2위를 기록한 적 있다.
뇌졸중 환자들에게 주변 응급실 위치를 신속하게 안내해주는 앱 ‘뇌졸중 119’도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강원도 야전부대에서 근무할때는 지휘관과 군의관이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야전 환자 관리 앱을 만들기도 했다.
허 대위가 이같은 앱을 수시로 만드는 이유는 의료가 ICT(정보통신기술)을 만났을 때 파급력이 크다고 믿기 때문이다.
허 대위는 “어릴때부터 IT기술이 환자를 살리는데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고, 이를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막강한 의료와 IT기술을 접목하면 의료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도국에선 의료 인프라가 부족해 환자들이 의사가 아닌 보건관계자들 밖에 만날 수 없어 처치가 시급한 시급한 환자를 선별하고, 비대면 방식으로 관리할 수 코로나 체크앱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 앱이 국내는 물론 의료 취약 국가들의 생명까지도 살리는 생명앱이 되면 더 바랄것이 없다”고 덧붙였다.